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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소식

[노무현리더십학교 이야기]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by노무현리더십학교 · 2025.8.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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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리더십학교 8기 과정이 끝났습니다. 2025년 3월 20일부터 6월 28일까지 총 16주간의 치열했던 배움의 과정을 마쳤습니다. 8기 과정이 시작되는 3월 말이면 대통령 탄핵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길어졌고 무거운 마음으로 리더십학교 8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탄핵 정국에서 함께 마음을 모으고, 민주주의와 법치의 작동을 함께 체험하며 민주주의와 시민의 역할을 배우고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과정은 청년과 고위과정을 통합하여 팀 프로젝트, 주제발표-나의세바시, 개인 비전발표 등 강의와 학습, 활동을 병행하며 서로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배웠다.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노무현리더십학교 8기 윤덕환]

 

 
 


그렇게는 안돼요. 입학이 취소돼요”. . 목소리는 부드러운데 워딩은 단호하다[1]

워크샵 불참시 입학취소. 그날은 리더십학교 지원 전 강의가 예정되어 있던 날. 진퇴양난의 난감한 상황. 에라, 그냥 가자. 쫓아내기야 하겠어. 강의를 하는 둥 마는 둥 질문시간도 손절하고 서둘러 KTX, 택시를 타고 봉화마을에 도착. 숨 가쁜 날 리더십학교 8기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정신없는 시작, 그리고 계급장 떼기: ‘? 덕환?’, 그리고 담배친구

헐레벌떡 오후에 슬쩍 들어간 워크샵 장소. 토론인 듯 수업인 듯 헷갈리는 데, 뭔가 왁자하다. 다행히(?) 사람들은 서로 아직 안 친해 보인다. 원래 오전부터 자리 차지하고 있었던 듯한 페인트 모션(?)을 하며 넉살 좋게 사람들에게 말을 건넨다. 그런데, 상대방을 지칭하는 대명사에서 뭔가 막힌다. 오전 세션부터 남다른 호칭이 정해진 듯한데 선생님이라고 불렀더니, 나를 이상하게 쳐다본다. 그냥 앞뒤 다 떼고 이름을 부르란다. 한 서른 살은 어려 보이는 친구가 나를 깔아보며, ‘덕환이라고 부른다. 덕환?..이라.? ... 와우^^; 예상치 못한 당혹감이 훅. 이넘을 확마. 긴급하게 심신의 안정을 취하지 않으면 사고(?)가 나지 싶어 급하게 흡연장소를 찾았다. 아니나 선빵을 날리던 담배친구들 3명 등장(이후 이들은 실제 ‘8기 담배 친구가 된다). 연배도 비슷, 이쪽 분위기에 이미(?) 익숙해진 듯. 504인방은 통성명하고 담배인사를 나눈다.

 

사소하게 말 걸기가 가능해지다

첫 워크샵에서 술 마시고 했는데도 사람들은 영 친해지질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한 사람, 두 사람이 슬며시 내 영역(요거 일본어로 해야 말맛이 나지만 지면이 리더십학교인 관계로)’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서먹해하는 관계가 답답했던지 최연장자 형님은 기어이 보쌈집에서 대형사고를 쳤고(쐈다는 거다. 술 마시고 깽판 그런 거 아니다. 이 양반 술도 안 마신다. 그런데도 매번 잘 쏜다), 담배방엔 아주 젊은 친구가 한 명 추가되었고, 또 다른 한 명은 16주 강의 내내 먼저 강의실에 도착해서 앞자리에서 먼저 인사하고 근황 토크를 나눈다. 전공 3개에 야학교사, 국회의원 보좌관도 하고 있는 깡다구 있는 열혈 청년도 링거를 맞아가며 리더십학교를 다녔고, 강원도 인제 하추리마을 대장님은 인제에서 센터까지 기어이 통학했고, 강릉, 춘천, 대전, 청주에서 열정적으로 주말을 반납하며 배우러 왔다. 동기들의 일상이 눈에 밟히기 시작했고 매주 뒷풀이가 기다려졌다. 이제 서로에서 사소하게 말을 거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관계가 되어갔다.

 

좋은 강의란 무엇이었을까: 명성이 아니라 성실한 준비가 좋은 강의를 만든다

기라성 같은 강사진이 엄청난 고퀄의 강의를 쏟아냈다. 노수현, 천호선, 이정우, 김정환, 박남춘, 김호기, 유시민, 박태웅, 서복경, 배기찬, 김학제, 백인주.. 그리고 빡센 숙제. 정신 없이 읽고, 쓰고, 질문하고. 반복, 무한루프 같은 매주의 수업이 진행되었다. 아니 그런데 한 학기 대학원 수업도 교재 3~4권 정도인데 이건 뭐 대충만 계산해도 제시된 책을 다 보려면 16권 이상이다. 오마이 갓. 에라, 기왕 이렇게 된 거 기어이 다 읽어 보리라. 도전. 리더십학교 선배인 마눌님에게 물어봤다. 이 프로그램 원래이래? 아니? 그렇게 힘들진 않을껄? 처음에는 아 그분이 강사였지.’ 이렇게 가다가 뒤로 갈수록 .. 우리 때랑 너무 다른데? 너무 빡센걸?’ 이랬다. 맞다. 지금은 ‘AGI시대지’. 젠장. 이제 과거 경험은 지금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안된다. 그런데, 2학기가 되니 본 강의보다 발표과제가 많다. 전원이 발제를 하고 여기에 더해 전원이 팀과제+발표를 해야 한다. 에이 그냥 이름 있는명사들의 강의를 좀 더 해주지. 부끄럽게도 이 생각은 곧바로 오판임이 판명되었다. 2학기 내내 이어진 개인발표, 팀발표는 10분이라는 시간의 밀도가 꽉 찰 정도의 명강의가 쏟아졌다. 8기 동기들은 아주 헌신적으로 강의를 준비하고 동기들에게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선물했다.

 

내가 배운 것, 그리고 앞으로 배워야 할 것

사회생활의 맥락에 있을 때, 나는 자주 내가 만들어온 간판 뒤에 숨었다. 이사, 박사, 자문위원, 겸임교수, 자문위원, 선생님. 아마도 이 간판 없이 맞닥뜨려야 할 비정한 사회생활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으리라. 나는 지난 16주 동안, 이런 생각에 균열을 일으키는 아주 특별한 배움이 있었다. 다들 우물쭈물 할 때 흔쾌히 손들고 나서 회의를 주도한 철순 님에게서, 무대공포증을 극복하고자 발표3주 전부터 떨리는 목소리로 아무 관객이 없던 무대에서 홀로 발표연습을 하던 혜정 님에게서, 공부욕심과 일욕심이 넘쳐 링거투혼으로 매주 토요일을 불사르던 수연 님에게서, 낯가리던 사람들에게 다가와 어제 만난 사람처럼 말 걸어주던 범석 님에게서, 강원도 인제 하추리 마을이 얼마나 좋은지를 침 튀기며 알려주시던 성애 님에게서, 대통령이 되겠다며 당당하게 목표를 세우며 몸은 철로, 생각은 철학으로 만들어가는 준영 님에게서, 그리고 수많은 동기들의 일상과 소통 속에서 나는 배웠다. 이제 그 사람이 과거에 무엇이었나 와는 무관하게 지금 무슨 생각과 방향으로 살고 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다. 아마도 이런 일상에서의 소소한 재미와 의미 가득한 소통이 있는 대한민국을 노무현 대통령은 꿈꾸었을 것이다.

 

운명이다는 두 번 보고 싶지 않은 책이었다. 이미 책의 한쪽이 눈물에 젖어 너무 훼손된 채 방치된 책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책에서 느껴지는 고통과 슬픔은 두 번 대면하기엔 너무 큰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리더십학교를 시작하면서 다시 읽을 용기를 냈다. 아니나 다를까. 극복실패. 회복 불가능. 그런데, 리더십학교는 새로운 극복방법을 나에게 주었다. 엄청난 양의 노무현 컨텐츠(노무현 전집+알파)’의 물량공세로 난공물락의 운명이다의 감정의 산을 넘어갔다. 대통령 노무현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분야를 불문하고 엄청난 정책적 아이디어를 가진 지식인이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는 모두 대통령 노무현이 사랑하고 존경했던 가족, 친구, 시민들에 대한 애정에서 나왔다. 그래서 아마도 그는 변호사로서,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으로서 이들과 함께하는 세상이 더 행복한 세상이 되는데 자신이 도구로 쓰이는 데 흔쾌히 동의했으리라. 젠장. 또 눈물이 난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또 배운다.

 

 

나는 배웠다.

인생에선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그 다음은 서로 배워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중에서, 오마르 워싱턴

 

 



[1] 목소리의 주인공시소(사소한 복수. 음하하)







함께 가자 이길을

 [노무현리더십학교 8기 김민성]

 

 






 

 

 3월 첫 주, 봉하마을에서 이틀을 보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나 수료할 수 있을까?’였다. 봉하 워크숍 종료 직전 배기찬 선생님께서 과제를 안내해 주셨을 때, 매주 책을 읽고 A4 1~2장 분량의 독후감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수료식이 정말 꿈꾸는 것처럼 느껴졌고, 우수상을 받았을 때는 ‘그래도 16주간 잘 해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우수상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빌려 나를 수상 대상자로 추천해 주신 동기님들, 운영진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작은 자랑 하나만 하자면, 내가 8기 과제 점수 1등의 영예를 얻었다고 한다.(시소의 증언)

 

 리더십학교를 처음 신청했을 때만 하더라도 노무현에 대해 깊이 배우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학교 프로그램도 정치사상이나 노무현의 민주주의 등을 배우는 프로그램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리더십학교는 단순히 노무현만 배우는 곳이 아니었다. 한제아 선생님의 기후재난 대처법, 백인주 선생님의 AI 활용법, 노수현 선생님의 민주적인 토론법처럼 21세기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을 배우고 나누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두리 님께서 봉하 워크숍에서 말씀하신 내용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안전하게 대화할 수 있는 공론장을 찾다 보니 리더십학교로 오게 됐다.’라는 내용이다. 내게 리더십학교는 두리 님의 말씀처럼 ‘안전한 공론장’이었다. 23년의 짧은 인생을 살면서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이렇게 많은 토론을 한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 보면 일상에서 이토록 활발한 토론에 참여하기란 쉽지 않다. 리더십학교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민주시민으로서 공론장에 참여하는 방법을 배운 안전한 대화의 장이었다.

 

 8기 동기님들과 함께 보낸 16주가 모두 소중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3분 비전 발표이다. 각자 다른 시공간 속에서 살아온 우리가 서로의 꿈을 경청하면서 응원한,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지용 님께서 ‘이전 회사에서 본인의 꿈을 100번 쓴 일이 있는데, 실제로 그 꿈이 이루어졌다.’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더욱 기억에 남았다 이 말씀을 비전 발표식 때 하셨는지, 아니면 다른 시간에 하셨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래도 꿈을 현실로 만든 동기님의 한마디여서 특별히 기억에 남았다. 

 

 노무현리더십학교 8기는 내게 다양한 색깔을 가진 많은 동기님들과 풍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런 경험을 다시는 할 수 없을 것 같고, 힘들면 잠시 앉아 쉬었다 갈 수 있는 그루터기 같은 경험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는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시민이 능동적으로 참여해야만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

 

 

[노무현리더십학교 8기 은선지]

 

 




 

대학원 한 학기를 남겨둔 시점, ‘노무현 리더십 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번 학기에 꼭 참여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신청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언제 공지가 올라올지 몰라 매일 확인하던 중 드디어 리더십 학교 신청 안내가 게시되었고, 제 진심을 담아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었기에, 이 프로그램이 제게 선물처럼 다가오길 바라는 간절함이 더욱 컸습니다. 면접 합격 문자를 받은 날, 친구와 함께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너무 기쁜 나머지 소리를 질러버렸습니다. 친구와 가족들에게 자랑을 했고, 새 학기의 시작과 함께 리더십 학교가 함께 열린다는 사실에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내성적인 성격 탓에 매주 새로운 사람들과 마주하게 될 학기가 조금은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사람에 지쳐 있던 제게 이 프로그램은 설렘과 동시에 큰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이 프로그램은 인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깊은 연대감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으로 살면서도, 그 의미를 깊이 고민해 본 적 없던 저에게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라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말씀은 이 수업을 듣고 난 뒤 더 깊이 다가왔습니다. 

 

특히 이 프로그램에서 만난 좋은 리더들과 동기들의 이타적인 태도를 보며, ‘사람에 대한 신뢰’와 ‘연결된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달았고, 나부터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처음 이 프로그램에 꼭 참여하겠다고 결심했을 때는, 비용이 얼마든 반드시 참가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청년에게 장학 혜택으로 무료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을 때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 감사를 행동으로 옮기고 싶다는 생각에, 당초 참가비로 쓰려던 금액을 나와 같은 청년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후원하겠다고 마음먹었고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다음 날 아침, 마음이 변하기 전에 곧바로 기부를 실천했습니다. 그 선택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이 모임은 제게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와 철학을 배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늘 좋아했지만,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그분의 진정한 가치와 철학을 깊이 있게 배우고 이해하게 된 경험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100년이 지나도 이 소중한 가치가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도 그 길에 함께하고 싶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자립준비청년을 돕기 위한 캠페인 프로젝트였습니다. 팀원들과 한마음으로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립준비청년 캠페인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알게 된 정보들을, 앞으로 복지와 상담 분야에서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전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기대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정치는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으며 시민이 능동적으로 참여해야만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이 수업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공공의 가치와 시민 리더십, 헌법에 담긴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고, 앞으로 제 삶 속에서 이를 실천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특히 그분의 따뜻한 말씀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 있습니다.

“진 사람도 다음 겨루기에서 이길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훌륭한 사람 아니겠어요. 오늘 이기는 사람도 다음에는 질 수 있기 때문에 친구를 격려할 줄 알고, 오늘 진 사람은 다음에 또 이길 기회가 있기 때문에 이긴 친구들을 축하하고… 이기고 지는 데 너무 집착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고 정정당당하게 규칙을 지켜서 오늘 열심히 겨루세요.” 이 말씀은 이기기만을 추구하는 경쟁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진정 따뜻하고 실천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상담을 전공하며 아이들이 따뜻한 사회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공감하며 살아가길 바라기에, 저도 그분의 말씀처럼 사회적 배경과 학벌을 넘어, 모두가 정정당당하게 규칙을 지키며 오늘도 희망차게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노무현 리더십 학교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제 삶과 진로에 깊은 울림을 준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생에서 가장 닮고 싶은 인물인 노무현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관을 직접 경험하고 내 삶 속에서 녹여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소외 없는 사회, 참여하는 민주주의, 사람을 중심에 둔 정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그분의 삶을 떠올리며, 저 역시 제 자리에서 그 정신을 실천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살면서 힘들고 지치는 순간마다 배움을 떠올리며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깨어있는 시민이 되겠습니다.

 

 

 

 

지금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를 더욱 단단하게 지켜내고,
더 넓게 퍼뜨릴 수 있도록 실천할 것


 

[노무현리더십학교 8기 박소영]

 


 

 

민주주의에 대해 참 많이 듣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2.3 내란 사태와 이를  옹호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알고 있는 민주주의는 무엇인가? 저들이 외치는 민주주의는 무엇인가?’ 혼란스러웠습니다. 

 

이대로 있다가는 나도 모르게 아스팔트에 앉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이것이 ‘애국’이고, ‘민주주의’라고 외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들었습니다. 그 무렵 접한 리더십학교 8기 모집 소식은 저에게 ‘운명’처럼 다가왔습니다.

 

과정을 마친 지금, ‘민주주의’, ‘대화’, ‘타협’, ‘평화’, ‘통합’, 그리고 ‘민주적 실천’이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매주 이어진 토론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을 경청하는 법을 배웠고, 말에도 민주주의가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존중을 바탕으로 공감했던 경험, 다정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맺은 인연은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글로만 배웠던 민주주의를 삶으로 실천해 온 분들의 눈빛과 말씀을 통해 배울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16주간 만들어진 자양분을 토대로 제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를 더욱 단단하게 지켜내고, 더 넓게 퍼뜨릴 수 있도록 실천하겠다 다짐합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하는 8기 동기들이 있고, 어려울 때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리더십학교와 노무현시민센터가 있어 든든합니다. 감사합니다. 

 

 

 

 

 

크리스마스 전구는 하나하나 충분히 밝고 예쁘다. 
어느 전구 하나 귀하지 않은게 없다. 우리가 그랬다
4개월의 토요일이 매일 매일 크리스마스 같았다.

 

 

[노무현리더십학교 8기 방동필]

 


 

 

내가 어렸을 때는 크리스마스가 참 큰 명절이었다. 추운 겨울이지만 그날만큼은 세상이 온화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마음 한켠이 훈훈해지고 거리에서 울려 퍼지는 캐롤송이 참 정겨웠다. 반짝반짝, 깜빡깜빡! 트리에 길게 연결되어 걸려있는 트리 전구가 너무 예뻤다. 갑작스레 크리스마스가 떠오른 건 내가 바로 리더십학교에서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 전구 같았기 때문이다. 길게 줄로 연결되어 하나가 된 37개의 전구! 하나하나 귀하고 예쁘지만 함께여서 더 예쁜! 리더십학교가 그랬다. 그 속에서 나도 하나의 전구로 충분히 빛났다.

 

봉하에 모였다. 참가자들을 조금씩 알아간다.

진짜 한명 한명 빛이 난다. 53살, 최종학력 고졸인 내가 이들과 함께 있다니. 행복하다. 기대된다.

첫 수업 시간, 맨 앞줄 중앙에 앉았다.  저들은 똑똑해서 서로서로 할 말도 많고...  맨 앞이 편했다. 어차피 뒤는 신경 안 쓰면 되니까. ㅎㅎ 근데 뭐야 ? 맨 앞에 앉으니까 집중 겁나 잘돼. 수업은 또 왜케 재밌어. 질문할 거 막 생겨. 재밌었다. 뭐든게 다 !!!  수업 후에 동기들과 하는 토론은 또 왜케 재밌어. 똑똑한 사람들하고 토론하니까 재밌다. ㅎㅎ

 

학기 중에 뒷풀이 장소에서 학벌 얘기가 나왔을 때 말을 삼켰다. 나름 고령에 고졸임까지 알고 나면 동료들이 너그럽게 봐주게 될까 봐서. 개인 발표도 있고, 팀플도 있고 동등하게 경쟁하고, 냉정하게 평가받고 싶었다.

사실 수업 시간에 바보 같은 질문도 했었잖아. 자꾸 질문하다가 텐션 올라가서... 똑똑한 민성이가 나보다 먼저 질문한다. 내가 하려던 질문과 비슷한 질문을, 근데 훨씬 예리하고 날카로웠다.  

 

동기들 평가를 한다. 반영해서 상 준단다. 노력상이 있네 !!  노력상은 나도 자격 있는 거 같은데... 히히 웃으면서 나름 신중하게 작성해서 제출한다. 수료장을 받고, 개근상도 받았다. 뿌듯했다. 역시나 노력상은 다른 학생이 받더라.  근데 뭐야 !!!  우수상에 왜 내 이름을 불러? 이때부터 졸업 파티 까지 너무 놀라 정신이 없었다

 

학기 내내 참 좋았다. 너무 재밌고, 너무 행복했다. 그런데다 우수상 까지 받을 줄이야. 이래서 즐기는 놈 못 이긴다는 건가.ㅋㅋ 암튼 기분 째진다. 다음날 수료증, 개근상, 우수상 3개를 바닥에 펼쳐놓고 아들, 딸한테 자랑했다. 운 좋게 아내는 친정가고 없어서... 맘 편히. 우리 딸이 초등학생이 상 받아와서 엄마한테 자랑하는 거 같다고 솔직히 비슷했다. 마음이. ㅋㅋㅋㅋ

 

크리스마스 전구는 하나하나 충분히 밝고 예쁘다. 어느 전구 하나 귀하지 않은 게 없다. 누구 하나 도드라지지 않고 또 모자라지 않다.

우리가 그랬다. 한 명 한 명 빛이 나지만 누구도 튀지 않고  누구 하나 쳐지지 않는다. 참 사랑스럽다. 귀하고 소중하다. 4개월의 토요일이 매일 매일 크리스마스 같았다.

 

이제 37개의 불빛은 각자의 자리에서 세상을 밝히고 있다. 마음의 끈으로 연결된 크리스마스 전구처럼 느슨하지만 끈끈한 연대를 유지한 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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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따뜻하고 글도 잘 쓰는 8기!!! 어찌 사랑하지 않을쏘냐! 함께한 사람으로서 동기들이 자랑스럽습니다.^^

    2025.8.1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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