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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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민주주의와 온라인 혐오 - 입법 과제 모색을 위한 1차 전문가 간담회
지난 5월 6일, '디지털 민주주의와 온라인 혐오 - 입법 과제 모색을 위한 1차 전문가 간담회'가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열렸습니다. 재단과 최민희·백승아·신장식·이주희·한창민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간담회에는 AI 모니터링 전문가, 법률가, 인권학 교수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간담회를 시작하며 최민희 의원은 "법과 제도는 무엇보다 속도전이 중요하다"며,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때를 놓치지 않고 이루어져야 한다"고 입법의 시급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한창민 의원은 "온라인상의 혐오 표현은 우리 민주주의 공론장을 파괴하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혐오와 배제, 차별의 언어가 공론장을 오염시키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기 위한 핵심 과제"라고 짚었습니다. 황희두 이사(온라인 혐오 대응 TF 팀장) 또한 "혐오와 조롱은 항상 법의 사각지대를 찾아내 공격한다"며 입법과 더불어 이를 총괄할 실질적인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혐오가 일상이 된 현실과 법적 대응의 현주소
간담회에서는 권혁규 주식회사 메로 대표의 발제를 통해 AI 모니터링으로 확인된 온라인 혐오 실태를 공유하고, 이어지는 논의를 통해 현행 법체계의 빈틈을 점검했습니다. 이강혁 변호사는 혐오표현을 직접 규제할 법률이 부재하여 개별법이 단편적으로만 적용되는 법 제도의 사각지대를 지적했습니다. 오는 7월 시행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혐오표현을 '불법정보'로 명시하며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지만, 플랫폼 기업이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았을 때 이를 실효적으로 제재할 수단은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민주주의 공론장을 지키기 위한 다층적 대응 필요
이현정 교수(독일 엘랑엔 뉘른베르크 대학교)는 유럽의 사례를 통해 혐오표현이 개인의 인격권 침해를 넘어 시민들의 발언권을 위축시키고 민주주의 공론장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경고했습니다. 특히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퀴나스트 결정'을 소개하며 공적 인물이라 할지라도 인격권 보호의 최소한의 울타리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현정 교수는 특정 인물이나 집단을 향한 혐오가 플랫폼의 알고리즘을 통해 반복 재생산될 때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이 조롱의 대상이 될까 봐 스스로 발언을 자제하게 되는 참여 위축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는 결국 공론장의 다양성을 해치고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집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이현정 교수는 정치적 비판과 혐오 표현을 구별하는 판단 기준 정립, 플랫폼의 절차적 책임 강화, 피해자 보호와 공론장 회복이 결합한 '다층적 대응'을 제안했습니다.
재단 이사인 조수진 변호사는 이러한 사회 전반의 혐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공익 법인의 역할을 제시했습니다. 단기적인 개별 사건 대응에 그치지 않고 AI 모니터링 등 기술적 수단을 활용해 증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며 법적·제도적 대응의 기반을 다지는 '대응의 시스템화'가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사람사는세상을 향한 긴 호흡
이번 간담회는 혐오가 일상이 된 현실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실효성 있는 입법 과제를 모색하기 위한 첫걸음이었습니다. 조수진 이사는 "재단은 앞으로도 5.18 기념재단, 제주4·3 평화재단 등 역사적 왜곡과 혐오에 맞서 공동의 기억을 지켜온 단체들과 연대하며, 온라인상의 왜곡과 혐오로부터 시민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사회적·법적 토대를 차근차근 다져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상호 존중이 살아있는 공론장, 노무현 대통령님이 꿈꾸셨던 사람사는세상을 위해 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동행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