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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활동 참여 후기

말로 달리는 모임, 대화크루 선데이북살롱 렛미노우 열 번째 테마 [민주주의와 정치] Part 1 마지막 책 『1020 극우가 온다』를 완독했습니다. 

 

주변에 10대 자녀나 조카가 없는 저로서는, 사실 일상 속에서 지금의 1020 청년들이 어떤 세상을 살아가고 있으며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그들의 생생한 육성을 들을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파편적으로 접하는 'MZ세대', '이대남' 같은 납작한 꼬리표가 제가 아는 전부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민철 저자의 『1020 극우가 온다』는 철저히 단절되어 있던 청년 세대의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준, 아주 귀중하고 뼈아픈 독서였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깊게 몰입하고 가슴이 답답해졌던 지점은, 같은 남자의 입장에서 마주한 그들의 참담한 현실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남성들이 겪어내야 하는 군대, 취업, 결혼이라는 통과 의례는 과거에도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1020 남성들에게 이 세 가지는 단순한 삶의 관문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돌파하기 힘든 거대한 장벽이자 박탈감의 근원이 되어버렸습니다. 청춘의 황금기를 희생해야 하는 군 복무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존중의 부재, 바늘구멍보다 좁아진 취업 문턱, 그리고 이 모든 불안정성 위에서 사치처럼 되어버린 결혼까지. 이들이 느끼는 분노와 좌절은 결코 철없는 투정이 아니라, 생존의 벼랑 끝에서 터져 나오는 절규라는 것을 이번에 뼈저리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짙은 공감은 자연스럽게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1020 지지율이 왜 그토록 낮은가'에 대한 냉철한 현실 인식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2026년 8월 1주차 리얼미터 주간집계에 따르면 18~29세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22.7%로 전 연령을 통틀어 꼴찌입니다. 반대로 그들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53.8%로 70세 이상보다도 높은 최고치입니다.

 

당장 며칠 전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의 '버스 하우스' 제안 논란은, 이 책이 지적하는 기성 정치권의 오만함과 무감각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촌극이었습니다. 폐기되는 버스를 개조해 청년들의 단기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겠다는 이 발상은, 취업과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절박함을 완전히 조롱하는 처사로 다가왔습니다. 온라인상에서 '한남더휠', '반포터 자이' 같은 씁쓸한 풍자가 쏟아지고 결국 의원 본인이 사과문까지 발표했지만, 이는 진보 정치를 자처하는 이들이 청년의 삶을 얼마나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그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과거 청년 세대는 전통적으로 진보 정당의 든든한 우군이었습니다. 그러나 도덕적 우위나 거대 담론에 갇혀 정작 청년들이 매일 부딪히는 불공정과 자산 격차에는 눈을 감은 결과, 민주당은 청년들의 지지율에 회복하기 힘든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들의 우경화 현상을 단순히 '보수화'나 '이기주의'로 치부하고 가르치려 들었던 기성 정치권의 낡은 태도가 결국 '게임 끝'에 가까운 철저한 외면을 자초한 셈입니다.

 

이 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는 '비판하기 전에 먼저 그 맥락을 이해하라'는 것입니다. 1020 세대를 극우화되었다고 혀를 차거나 혐오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왜 그런 거친 언어와 투표 성향을 갖게 되었는지, 그 배경에 깔린 구조적 소외를 뼈아프게 들여다봐야만 다음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5부에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합니다. 엄숙주의를 버리고 숏폼이라는 무기를 들 것, '블루 알고리즘' 생태계를 만들어 혐오보다 더 강력하고 매력적인 재미를 선사할 것, 그리고 가짜뉴스 수익 환수제라는 이른바 '금융 치료'를 도입할 것 등입니다. 왜 이런 결론이 나왔는지 알기 위해서라도 책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알아야 대화할 수 있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마음이 무겁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가, 그리고 정치가 앞으로 어떤 가치에 집중해야 할지 명확한 힌트를 얻은 기분입니다.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저자에게 든든한 동지와 지원군이 생기길 바라며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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